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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에 다녀와서 쓰는 글

조회 수 661 추천 수 0 2012.01.06 22:45:54

 

 

랭그리팍의 회상 / 김도향

부산역 집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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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부산구치소에 다녀왔다.
아끼는 후배 하나와 '희망버스'의 시인 송경동,
이 두 사람이 추운 겨울 영어의 몸이 되어 있다.
지난주엔 후배, 이번 주는 송 시인...
이런 방식으로 번갈아가며 계속 구치소를 오가고 있다.
충분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두 사람에게 읽을거리라도 챙겨주자는 작은 마음으로 하고 있다.
오늘은 창비시선의 가장 최근작인 고은 선생의 신작시집을 넣어주었다.

 


후배야 재판이 다 끝난 데다 1월 중에 출소할 것 같아
다음 주 한 번 정도 더 면회가면 될 듯한데
송 시인의 경우 객지인 부산에서 아직 재판도 시작되지 않은 데다
용산사태와 기륭전자 투쟁 때 목과 다리를 다친 이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지금은 건강이 많이 악화되었다.
병보석신청을 해두었다지만 변호사 편으로 취한 소식으론 그다지 희망이 없단다.
정치범의 경우 거의 죽을 지경이 아니면 감옥에 가두어 두는 게 지금의 교도행정이라니...

 


그간 송경동 시인과는 꽤 친해졌으며 난 친동생을 만나는 편안한 느낌으로 찾는다.
짧은 7분의 만남, 눈으로 마음으로 많은 대화를 한다.

 오늘 그에게 전한 고은 선생의 시집 갈피에다
그를 향한 진실한 마음의 글을 썼다.
앞으로 우린 더욱 친해질 것이고 동지애로 승화시켜 나갈 것이다.
"난 요즘 송 시인의 시집 영업사원이야."라고 헀더니 그는 소년처럼 활짝 웃었다.
실제로 난 그의 시집을 내가 활동하는 모든 모임과 사이트마다 소개하고 있다.
"인세라도 좀 더 받게 하려고" 그런다 했더니
그는 여태 살면서 월급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내가 아는 그는
온몸으로 일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로 여태 현장에서만 살아온 사람이다.
그래서 난 그를 더욱 좋아한다.
그가 만약 그럴 듯한 인텔리겐챠이고 사회적 배경이 넉넉한 사람이면서
여유와 로망이나 읖조리는 詩作을 해온 사람이라면 그를 좋아할 이유가 전혀 없다.
늘 바동거리며 민중 속에서 온몸으로 살아온 사람인지라 그가 좋다.

 


2012년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수구세력과 민주진영이 한 판 붙는 정치적 격변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그와 운동과 문학으로 교감하는 해가 되리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는 일, 그건
내가 건강하게 살아 있음을 자각하고 하루하루 일어서는 일이기도 하다.
후배가 교도소에서 나오는 날에 우린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 송 시인이 나오는 날엔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과 詩를 안주로 못 먹는 소주를 그와 마실 생각이다.
참고 살며 그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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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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