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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말' 깔치뜯기

조회 수 2953 추천 수 0 2016.12.15 12: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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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말


범람하는 옳은 말로 사회가 건강해진다면, 우리는 얼마나 훌륭한 정치인을 많이 가진 행복한 국민인가? 하지만, 주야장천 '시민을 위해',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옳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되려 내면의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큰 사람이다. 새누리당 대표가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단식에 들어간다고 할 때의 워딩도 그런 의미일 것이다.

옳은 말만 하는 태도는 매 시기의 첨예한 대립 의제에서 예견되는 나쁜 여론이나 성과에 자신은 연루되지 않으려고 하는 방어적 태도이며, 자기 양심에 반하는 현실의 문제에 대한 방어기제로 '옳은 말이 지닌 사회적 의미'를 우선 선택한다. 그래서 정당 정치인의 말은 언제나 옳은 말이기 십상이며 대중의 인기에 우선순위를 둔 쇼비니즘적 성격을 벗어날 수 없는 이유이다.


대체로 일상에서 옳은 말이 잦은 사람일수록 인간관계에 있어서 지위를 앞세운 '갑질'을 하려 들거나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과 무관하다 싶으면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자기 입장만 생각하는 이기적 태도를 보이거나, 어느 정도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다가도 자신이 불리하면 바로 태도를 바꾸며 보신에 급급한 유형이다.


몹시 게으르고 도덕성이 결여된 청소년의 부모를 만나보면 의외로 공자 왈 맹자 왈 교훈적인 언어가 넘치며 제 아이밖에 모르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그렇다. 성장기 아이들은 올바른 원칙이란 가치를 강요하며 매사 해석하는 부모나 교사의 언어를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노동과 삶의 태도를 온몸으로 배우며 자라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성실하고 정직하게 자라길 바란다면, 내가 먼저 성실하고 정직해야 하는 법.


걸핏하면 나라를 구할 듯한 말만 찾아서 하는 사람보다 때론 허술하고 화내고 잘 울고 잘 넘어지고 넘어졌다 일어나도 낙관할 수 있으며, 자주 보듬고 자주 속삭이며 실수나 잘못의 용서를 쉬 구할 줄 아는 사람이 더 좋은 사람이며 오래 사귈 사람이다. 

그는 삶의 무게만큼 자기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밤마다 취하는 게 유일한 낙이어서 가정이 거덜나거나 걸핏하면 동네방네 시빗거리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술만 깨면 나라를 걱정하고 정신문화를 걱정한다. 이른바, 정신적인 꼰대가 되어 도무지 '돌아보기'가 안 되는 사람들이다. 

아무튼, 껍데기는 셀프로 까야 하며 아프면 스스로 몸부림쳐야 이겨낼 수 있으며, 배가 고프면 악착같이 일하고 악착같이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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