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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209 / 지진

조회 수 1961 추천 수 0 2017.05.16 12:58:27



punggyung149.jpg



지진


센텀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가 갈라지고 무너져

차마 가난이 발 디딜 수 없었던

거대한 저 특권의 요새가 고립될 때

역사의 어느 지점에 찬동하는지

내게 따져 물으며

건너갈지 돌아갈지 결단하라 했던

온갖 공갈도 일거에 무너졌다


수영강 하구, 그

눈부시게 반짝이던 모래톱에

내가 입지 않는 옷을 입고

내가 먹지 않는 음식을 먹으며

소유를 훈육하는 재미로 살고 싶어

조개와 철새 보리멸과 숭어를 내쫓고

바다를 틀어막아 우뚝이 신세계를 건설한

저들의 질긴 신념과 꿈이 드디어

오롯이 가두어진 것이다


이제 저들을 옭아맸던

체제와 욕망의 용적률이 고립되었으니

비대한 집단 무의식의 추이를 볼 것이다

흔들리고 끊어지고 무너져도

교양과 품격의 선무방송을 계속할 건지

지고한 덕목이었던 소비의 앞섶은

여전히 떨리고 꼴리는지

무너진 가슴들 어떻게 맞대고 손잡는지

어떻게 분열하고 살아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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