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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조회 수 927 추천 수 0 2018.02.07 01: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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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아내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혈압이 지나치게 높고 뇌 기저부 출혈이 너무 심해 손을 쓰기에 난망하다는 신경외과 주치의 쌤의 말씀 탓에 거의 절망적인 분위기가 압도했는데, 간혹 병문안 온 친척 중에 가망이 없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미의 말을 들을 때마다 난 불같이 화를 내며 말조심하라거나 병실에서 그를 쫓아내기도 했다.


사람들은 인간의 의식을 너무 쉽게 단정 짓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난 아내가 주변에서 들리는 온갖 얘길 다 들으며 생각하고 있을 거로 믿었으므로, 난 끊임없이 아내의 귀에다 입을 대고 내 마음을 고백하며 일상을 속삭였다. 병원에서 나가면 제일 먼저 제주도로 여행 가자고 속삭이며, 아내의 무의식에 제주도를 여행하는 소박한 희망이 재활의 심리적 단서가 되기를 소망했다.


뇌, 심장, 콩팥, 척추에 시도된 여러 수술과 시술을 막막히 견디며 숨 막힐 듯한 6개월간의 중환자실과 집중치료실을 거쳐 2인실로 들어간 첫날, 우리 두 사람은 눈을 마주하고 어눌하게나마 소통하는 데에 성공했다. 난 흐릿한 아내의 동공 너머로 묵언의 육체적 고통과 간절함을 읽었다. 그날의 기쁨은 지난 시간 줄기차게 붙들었던 기도의 답이자 기적이었고, 우리 부부에게 내린 온전한 축복으로 받아들였다.


지난 6년의 입원 생활과 재활치료, 그리고 지난해의 간헐적 입퇴원 상태를 유지하며 한때 간병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딸아이는 졸업 한 학기 남기고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고, 아들은 중고교 전 과정을 엄마 아빠가 없는 집에서 혼자 밥 챙겨 먹으며 학교에 다녀야 했다. 난 병원 복도 의자에서 쪽잠을 자며 폰 자판을 두들겼으며, 환자 목욕실에서 샤워하고 돈 벌러 나가야 했는데, 베토벤 같았던 헤어스타일이 조폭 두목 스타일로 변한 이유이기도 하다...^^


뇌병변 보행장애인이 된 아내는 현재 난치성고혈압이라는 진단명으로 주 1회 병원에 가 시간별 혈압 기록과 심장 콩팥 기능을 주의 깊게 체크하고 있다. 딸아이는 작년에 광주에 취직해 독립했으며 아들은 2학년 마치고 얼마 전 입대해, 이제 생존을 목표로 한 우리 부부의 고뇌가 쪼쿰 느슨해짐과 동시에 우리의 사랑은 드디어 심화 과정에 돌입했....^^


아내를 일으키기 위해 내가 밤낮없이 속삭였던 얘기들 중 제주도 여행 약속을 곧 지키려고 한다. 어제 주치의 쌤께서 몇몇 주의사항을 일러주시며 비행기를 타도 되겠다 하셨기 때문이다. 

집필 중인 '투병일기'의 마지막 얼개도 노트북을 가져가 제주도를 찬찬히 돌아보며 마무리할 생각이며, 봄의 초록빛 발자국이 식물의 이파리에 닿아 '딩동!' 하면 제주도로 떠날 것이다. 아내는 7년 만의 여행 계획에 지금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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