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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고구마 줄기랑 대화해야 한다.

조회 수 3351 추천 수 0 2016.10.01 03: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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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깁스한 어깨 사진 찍고 정형외과 쌤의 설명을 충분히 들었다. 

사고 후 달포가 훌쩍 지났건만, 뼈가 완전히 아물기 위해선 두 달쯤 더 있어야 한단다. 

장기간의 깁스로 마비된 쪽의 팔과 어깨, 손목에 조금씩 부작용이 있어, 

다음 주부터 근육과 신경을 자극하는 가벼운 운동치료를 시작하려고 한다. 


내리는 비가 지루하고 공연히 마음이 가라앉는 듯해 

병원 일과 오후 수업 일정까지 다 마치고 밀양 산외면에 자리한 행랑채로 갔다. 

거의 1년 만에 뵌 선생님께선 예의 사발 수제비 한 그릇, 흑미밥 한 공기, 

지름 31.5cm 고추전 한 판, 지름 19cm 감자전 세 판을 찬과 함께 차려주셨고, 

음식 남기는 게 발각되는 즉시 당수 자격 정지를 명문화한 '뚱땡이혁명당' 당헌이 목에 가시가 되어, 

한 시간 넘게 몸을 흔들어가며 꾸역꾸역 흡입을 완료하고 일어섰다...^^

선생님께선 연신 변함없다 하셨는데, 난 그 말씀이 녹슬지 않는 내 외모를 말씀하신 건지, 

흡입 총량의 일관성과 폭발성을 말씀하신 건지 여직 어슴푸레하다...@@



오늘 딸아이는 알루미늄 회사에 취직해 짐 싸서 광주로 간다. 

옷, 이불, 화장품, 세제, 기초 약품에, 아끼는 화분 몇 개, 밑반찬에 쌀, 시디플레이어, 휴지, 생리대까지, 

온 집안을 박박 긁어 보따리 싸더니 집이 다 헐렁하다...ㅠㅠ 

가시나, 엄마 아빠가 얼마나 피 터지게 참고 기다리며 절 키웠는지, 

밤이면 밤마다 뼈마디가 쑤시는 외로움과 객지에서의 각성이 뒤통수를 콕콕 찌를 끼다.

아흑..., 참새가 떠난 절간 같은 집, 난 이제 고구마 줄기랑 대화해야 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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