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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이야기

조회 수 1463 추천 수 0 2017.04.18 20: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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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이야기


실내 온도계가 피하지방조직의 찝찔한 액체 자동 분출로 인한 뚱땡이들의 육체적 고난이 습격 중임을 알리고 있다. 몸에 맞는 허리띠가 없는 탓에 청바지 멜빵에 남방 하나 걸친 차림으로 여름을 나곤 했는데, 겉옷으로 멜빵을 가릴 수 없는 여름엔 살덩어리를 온전히 덮고 계절 나는 게 부담스럽다.


잡지사에서 고료 대신 받았던 값비싼 모시 한복은 워낙 패셔너블해 도무지 내가 소화할 수 없어 옷장에 처박아두었는데, 한복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 받은 디자인이라 했다. 한복 특유의 하얀 동전(저고리 깃)까지 달린 저고리는 앞 단추가 꼴랑 두 개뿐이어서 몸을 쪼쿰 변태적으로 움직이거나 접을라치면 고도비만의 핵심 부위가 부지불식간에 출몰하는 구조였고 색은 또 초난감 진보라색이었다.


하루는 크게 용기 내어 강의 시간에 들이댔다가 애 어른 할 것 없이 일제히 입을 대는 바람에 아주 밥줄 끊기는 줄 알았다...ㅠㅠ

그 차림으로 대형마트에 갔더니 스쳐지나던 준(準) 진(眞) 할매들, "아이고, 고와라!" 외치며 내 몸 여기저기 쓱쓱 만지는 바람에 얼마나 쪽팔렸는지, 하마터면 구안와사 올 뻔했다.  그러다 혹여 두목의 상징인, 배와 등판에 아로새긴, 분기탱천한 두 마리 용 대가리나 꼬리 끄티라도 본다면 정말....ㅠㅠ 


그냥 썩히자니 아깝고, 싸이키데릭 아트 같은 유난스러운 디자인과 보라색의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거금을 들여 검은색 천연염색까지 했건만, 두 색이 섞여 푸르딩딩한 풀색으로 변해 더 난감해졌다. 아무튼, 이래저래 올여름도 헐렁한 홑이불 스타일의 한복으로 견디는 수밖에 없는데, 쪼쿰 너저분한 패션에 맞추어 전처럼 세숫대야 터래끼도 적당히 길러야 하나 목하 고민 중이다. 

세상은 덥고 입을 건 많다? 

아, 여름 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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