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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 중독

조회 수 95 추천 수 0 2018.01.31 12:01:47
결핍 중독

쇼핑중독에 빠진 어느 여성의 피폐한 일상을 TV에서 보았다. 함께 사는 늙은 어머니를 무시로 때리며 노예처럼 부리고, 가짜 통장을 만들어 여기저기 사채를 쓰거나 기초생활 수급 가정에 나오는 생계 지원금조차 쇼핑에 탕진하는 그녀는 치료가 시급한 상태였으나 상담과 치료를 완강히 거부해 결국 스태프가 철수하고 만다.

몇 년 전, 부부싸움을 한 다음 날엔 집 안에 있는 그릇을 트럭 단위로 사서 모조리 바꾸고, 걸핏하면 몇백만 원 하는 앙드레김 옷을 사는 게 유일한 낙이었던 유한계급의 여성과 몇 차례에 걸쳐 상담한 적이 있었는데, TV를 보다 문득 그녀를 떠올렸다. 부유하나 가난하나 두 여성의 쇼핑중독에서 이 사회 극단의 엽기성을 본다.

채소나 과일, 반찬을 사러 시장에 갈 때도 뭘 살지 미리 의논하고, 일 인당 만 원 넘는 음식을 먹거나 유행하는 영화 한 프로 보는 것도 사전에 정보를 두루 살피고, 관객의 평가까지 다 읽고 나서 서로 의견을 맞으면 가물에 콩 나듯 보러 가는 우리 부부의 일상은 가히 결핍 중독 상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 부부는 바짓가랑이에 바람 든 사람들처럼, 눈만 뜨면 속삭이며 걸핏하면 서로 장난을 걸어 깔깔깔 웃는다. 아내의 오랜 입원 생활과 궤를 같이해온 일상의 돈 걱정과 병원으로 출퇴근하며 부랄에 요롱소리나게 돈 벌러 다니면서도 여전히 만남의 설렘을 기다리며 연애 상태를 유지한다.

가난할수록
결핍이 깊을수록 
소비 중독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내는 자잘한 행복에 중독되는 게 
결핍을 견디고 이기는 지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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