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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154 / 목욕탕에서

조회 수 3670 추천 수 0 2015.03.22 21: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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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서


발뒤꿈치 굳은살을 돌로 밀었다

손이 닿지 않는 등도 밀고

사타구니며 발가락도 밀었다

때를 미는 일은 

철두철미한 자기 제의(祭儀)이고

감내해야 하는 초월의 세계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목욕 갔다가

때도 밀지 않고 나오는 놈은 

누군가를 족쇄에 채워본 적 있는 

질 나쁜 반동의 끄나풀일지 모른다




아, 씨바! 이게 시냐, 뭐냐!

목욕탕에서 때 밀다 문득 거대담론은 다 뻥이라 생각했는데, 

소소한 것들에 더 철저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란 생각에 홀라당 벗은 채 끼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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