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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6. 7, 8

조회 수 7227 추천 수 0 2008.05.18 01:14:00

 

 

 

마지막 가는 봄이 기승을 부리고, 문득 바라본 숲과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punggyung127.jpg

 

 

 

6.

 

조그만 핏덩이로 세상에 나와
지지고 볶고 싸우며 살다
이제 스물 한 살이 된 딸아이

 

 

"아빠, 밥 잘 챙겨드시고요"
"응, 잘 먹고 있어"
"잠도 푹 주무시고요"
"응, 그래"
"아빠, 아프지 마세요"
"그럼, 난 건강해"
"아빠,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참새같은 녀석, 난 어찌하라고
몇 마디로 전활 툭 끊었다.
눈물 한 방울
볼을 타고 주르르 흘렀다.

 

 

 


7.

 

켜켜이 뻗은 뿌리들
밟히고 밟혀 속살이 드러나도
나무는 쉬지 않고 자라지

 

 

내가 죽은 후
내 새끼, 내 손주들에게
매일 밟히면서도 비굴하지 않을
오직 하늘 향해 뻗은 나무

 

 

하산길, 폭포처럼 쏟아지는 생각
그토록 밟히고도 온 몸으로 베푸는
경이로운 나무의 사랑을 배운다

 

 

 


8.

 

닭 우는 소리에 눈 뜨니
손가락 마디마디가 욱신거린다
창으로 스미는 설움에 이불 보듬는다

 

 

아직 뜨겁게
사랑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백년이 지나도 다 하지 못할
사랑만으로도 숨가쁜데

 

 

아린 손가락으로 깨어 뜬 눈으로

하루를 맞는 건 조금씩 조금씩
이별을 예고하는 눈물겨운 증거

 

 

 

 

 

Mischa Maisky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1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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