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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131. 김득중에게 승리를!

조회 수 4794 추천 수 0 2014.07.07 23: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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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중에게 승리를!



2009년 여름이었지요

옥쇄의 머리 위로 떨어지던 컨테이너에서

쏟아진 용역 깡패들의 몽둥이와 방패 

고무총 세례에 무수한 아들과 딸의 아버지가 

피 흘리며 픽픽 무너질 때마다 울었습니다

울고 울다가 원망도 했습니다

어차피 죽을 거, 저 악랄한 자본의 개들에게 

불꽃 퍼부으며 왜 같이 죽자 하지 않느냐고요


찢어진 영혼 부여잡고 견디다 

생애의 열패감에 하나둘 죽어갈 때

만물을 일으키고 생산하던 당신들의 허락도 없이 

공장을 뜯고 팔아치운, 생명의 가치와 목숨을 

개차반으로 아는 자본의 섬뜩한 민낯, 그리고 

대한문 앞에서 

스무날째 하얗게 굶은 채 누운 예수들, 그 

난장에 버려진 폐계의 모가지 같은

절망의 얼굴들을 기억합니다


이제 쌍차가 이길 차례입니다

이젠 노동하는 인간이 이길 차례입니다

혹한의 아침 공장 안 동지들에게 달걀을 팔고

옷 만들어 팔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눈물겨운 투쟁과 

허구한 날 감옥 가고 법원 불려다니며

탄원서를 써야 하는 고통을 끝내야 할 때입니다

이젠 우리가 열망하는 세상을 만들 신호탄을 

자본의 심장을 향해 쏠 차례입니다


김득중 동지여 

이 결핍의 산천 구비구비 넘어

민중의 가슴팍에 시퍼렇게 꽂혀 산화하여 

기어코 검푸른 녹물 떨구며 

수탈의 땅 평택이 눈물로 환호작약하도록

승리와 해방의 거리로 만들어주십시오

무고한 수백의 꽃을 수장하고도 

권력과 자본, 어느 한 놈 눈물의 편지 쓰거나 

자진(自盡)할 줄 모르는 이 초췌한 물신의 거리에서 

하룻밤 승리의 축제를 열게 해주십시오

밤마다 패배의 찌꺼기 들이켜며

깃발의 헌신을 비웃는 반역의 거리에서

단 하룻밤만이라도 '만세!' 부르며 만물의 생산자인

노동자가 이길 수 있음을 증명해주십시오


살아남은 이여

우리의 작은 연대와 사랑이 

얼마나 간절하고 아름다운 건지 증명합시다

동가식서가숙하며 질기게 견뎌온 쌍차의 고난과 

투쟁에 대한 연대가 만인의 해방을 향한 

불면의 늪 너머의 뜨듯한 동지애임을 증명합시다

단결한 민중은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는 걸 

가르치는 학교가 되도록 김득중을 선전합시다

그늘과 눈물이 위로 받는 기념일이 되게 합시다

김득중에게 승리를 안깁시다!

모두가 승리합시다!




(사진/ 개소식에 못 가 미안한 마음 시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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